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시대적 배경
서양 중세에 관한 영화를 알아보겠습니다. 이 영화들은 고대와 중세를 구분할 수 있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그럼 지금부터 영화를 보면서 시대의 배경과 시대에 숨어 있는 역사적 의미들을 공부하겠습니다. 오늘 공부할 영화는 현재에도 영국과 약간의 갈등이 있는 스코틀랜드가 13세기 말 당시 영국의 지배를 벗어나 자유와 독립을 되찾기 위해 일으킨 독립전쟁을 다룬 영화입니다. 이미 보신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브레이브 하트>라는 영화를 공부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잘생긴 주연배우인 멜 깁슨과 소피 마르소의 명연기로도 유명합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스코틀랜드만의 전통, 역사, 특징을 미리 파악하고 나서 영화를 본다면 훨씬 더 흥미 있을 것입니다. 제가 오늘 입고 온 옷의 무늬는 스코틀랜드의 전통 옷감인 타탄 무늬, 즉 체크무늬입니다. 영국과 잦은 전쟁을 벌였던 스코틀랜드 인들은 무기가 부족했기 때문에 무기를 대신하여 돌을 이용한 돌팔매를 하거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큰 돌을 이용한 오늘날의 투포환과 같은 돌 던지기를 했습니다. 또한 스코틀랜드의 전통악기인 백파이프가 등장합니다. 어린 멜 깁슨에게 소녀가 꽃을 건네주는데, 이는 영화의 아주 중요한 소재인 엉겅퀴입니다. 이 꽃이 오늘날 스코틀랜드의 국화입니다. 또한 영화 속 인물들이 엉덩이를 보여주며 상대방을 조롱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상대방에게 쑥떡을 먹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영화를 훨씬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듯합니다.
중세사회 - 봉건제도
우선 우리는 서양 중세사회를 규정하는 봉건제도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봉건제도는 중세인들의 세속 생활, 즉 일반적인 생활의 전반을 지배하는 중세의 대표적인 제도입니다. 이는 주로 토지인 봉토를 매개체로 하는 사회 질서인데, 물론 토지가 아닌 다른 것들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건물이 있다면 건물도 가능했겠지만 일반적으로 당시에는 주로 토지가 매개체였습니다. 봉건제도는 중세를 이루는 귀족들의 집단인 상부구조와의 주종 제도입니다. 나는 주인이고, 너는 부하라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상부구조 밑에는 토대를 이루는 장원 제도가 있습니다. 오늘날은 하부구조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토대라는 말을 씁니다. 서양 중세사회에서 주종 제도의 가장 위에는 왕이 위치합니다. 아래로는 하급 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배계층 간의 관계가 존재하는데, 이는 자유인과 자유인 사이에서의 관계이며 토지를 매개체로 맺어진 주종관계입니다. 이러한 제도의 특징은 서로에게 책임과 의무가 주어지는 쌍무적인 계약관계입니다. 따라서 주인은 아랫사람을 보호하고, 오늘날의 종과는 다른 개념인 당시 자유인이었던 종은 주인에게 충성을 맹세합니다. 이 제도에 따르면 토지의 주인인 주군은 종신에게 봉토를 주고, 종신은 그 봉토를 받은 장원의 영주가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영주로서 그 장원에 속한 농노들을 지배합니다. 이 제도는 9세기의 게르만족 이동이 끝나고 안정기에 접어드는 9세기 이후부터 본격화되는데, 제도의 시행결과로 정치적으로 지방분권화가 촉진되었습니다. 지방분권은 중앙의 강력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 아닌, 봉토가 있는 상태에서 지방분권이 촉진되었고, 봉건 영주의 권한이 강화되었습니다. 반면 왕권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제면에서는 하부 토대인 장원 제도가 촉진되었습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봉건제도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중국 역사에서도 봉건제도가 등장하는데, 주나라의 봉건제도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주나라의 봉건제도는 혈연을 중심으로 혈연관계를 통해 형성되기 때문에 상호 간의 쌍무적 계약으로 맺어진 중세의 봉건제도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토대를 이루는 장원 제도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원 제도는 장원을 소유한 영주와 그 장원에 사는 농노와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 제도로, 토대를 이루는 제도입니다. 장원은 중세 봉건 사회를 이루고 있는 아주 기본적인 마을로서 생활의 최소 단위입니다. 그리고 자급자족적 공동체의 성격을 띠었습니다. 특히 주종 제도로 결합된 봉건적인 지배계층은 모두가 전사임과 동시에 장원을 대표하는 영주였습니다. 그들은 전사인 동시에 장원의 영주로서 농노와 예속적인 관계였습니다. 농노들은 영주의 토지를 빌려서 경작하는 대가로 지대를 지불해야 했으며, 초창기에는 주로 현물로 지대를 납부했습니다. 예를 들면, 밀을 생산 하면 밀의 일부를 지급했습니다. 돼지를 키우면, 돼지의 일부를 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이후 중세 말기에 도시가 발전했으며, 영주들은 시골에서 사는 것보다 도시에 사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서, 영주들이 농노로부터 거두었던 지대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현물에서 Commutation, 즉 금납화로 변했습니다. 금납이라는 단어가 재밌지 않습니까? Commutation가 '통근하다'라는 의미로 금납은 돈을 주고, 받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의 금납화로 바뀐 것입니다. 지대의 납부 방식이 현물에서 금납화로 바뀌면서, 중세사회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이는 결국 봉건제도를 사라지도록 만든 원인이었습니다.
경제외적 강제
농노가 자유를 갖지 못한 상태를 사회학적 용어로 '경제외적 강제'라고 합니다. 이 '경제외적 강제'는 장원이라는 토지에 결박되어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신분이었던 농노가 경제적인 것, 즉 먹고사는 문제가 토지에 결박됨으로써 경제외적인 것 마저 강제당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중세 시대에는 이런 말이 유행이었습니다. '영주 없는 토지는 없다', 'No land without the load' 주인 없는 토지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모든 토지는 주인이 있고, 거기에 속해 있는 농노들이 있다는 겁니다. 중세사회의 통념 속에서 농노가 영주에게 지불해야 하는 경제외적 강제는 토지 세외에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부역이 존재했는데, 이는 단지 1년에 몇 차례였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발생했던 부역, 한 달 내에 발생했던 월역이 있었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농노는 주인을 위해서 일해야 했습니다. 또한 인두세가 있었는데, 이는 사람의 머릿수에 따라 납부하는 것이었습니다. 혼인 세도 있었는데, 만약 어떤 여성이 결혼으로 인해 A라는 장원에서 B라는 장원으로 이동한다면, 그건 A라는 장원의 노동력 상실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상황이 이 영화의 핵심 소재인데, 바로 '프리마 녹테'라는 것입니다. A라는 장원의 농노 여성이 B라는 장원으로 시집을 가게 됨으로써 A장원의 노동력이 상실된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대가로 신부의 첫날밤을 영주에게 바치게 하는 아주 몰상식한 제도였습니다. 당시에는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지역에 따라 이것을 펀치 대금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방앗간 이용세, 다리 이용세 등과 같은 것들이 농노가 영주에게 지불해야 되는 경제외적 강제였습니다. 따라서 중세의 농노들을 일명 뿔 없는 소와 같다고 합니다. 소가 뿔이 있어야 대항할 수 있지 않습니까? 뿔이 없기에 힘이 없는 소는 농노들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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