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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역사, 영화 내용, 역사적 사실

영화 '잔다르크'로 보는 중세 프랑스의 비주류에 대한 마녀사냥

영화 '잔다르크'로 보는 중세 프랑스의 비주류에 대한 마녀사냥

영화 '잔다르크'로 보는 중세 프랑스의 비주류에 대한 마녀사냥
영화 '잔다르크'로 보는 중세 프랑스의 비주류에 대한 마녀사냥

영화 <잔다르크>는 잔다르크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마찬가지로 종교적인 신비로움에 치중하는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사람들은 이 영화에 대해 '너무 종교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영화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역설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지 않습니까? 역사를 공부하는 우리는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잔다르크는 분명 실존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힘으로 위기에 처한 프랑스를 구한 것 역시 엄연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중세 프랑스 그리고 현재의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들은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능력이나 자질을 보지 않고, 외적으로 드러난 모습들 즉 집안, 혈연, 지연, 학연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마녀로 몰았습니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람이 무언가를 잘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특히 이른바 '금수저, 은수저' 혹은 '진골, 성골' 반열에 있지 않은 사람이 어떤 능력을 발휘하게 되면 기존 세력들은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를 깎아내리는데 몰두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마녀사냥이라고 합니다. 백년전쟁 당시 잔다르크는 어떠한 신의 힘이나 신비로운 마녀의 힘으로 승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기하고 질투했던 기존 세력들 즉 귀족들, 파리 출신의 부자들, 또 파리대학 출신 사람들 그리고 성직자들은 그녀의 승리를 마녀의 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녀를 체포하여 종교재판에 회부해 화형 시켰습니다.

비주류에 대한 마녀사냥

이는 앞서 우리가 이야기했던 주류가 비주류로부터 권위나 능력에 대한 위협을 받을 때, 비주류에게 엉뚱한 죄를 뒤집어 씌워 버리는 마녀재판의 전형인 것입니다. 1431년에 체포된 잔다르크는 루앙에서 화형 당했습니다. 그리고 약 500년이 지난 1920년, 로마 교황청은 그 당시의 판결을 뒤집지는 않았습니다. 역시 잔다르크를 마녀라 본 것입니다. 그러나 로마 교황청은 잔다르크를 성녀로 승격시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완전한 정의는 없다'는 것일까요? 어쨌든 성녀가 된 잔다르크는 오늘날 프랑스인들이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잔다르크는 나폴레옹, 드골과 더불어 프랑스의 3대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제 강의를 끝내기에 앞서, 영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세 가톨릭 교회가 지닌 힘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세 교회는 대체적으로 오늘날의 기독교입니다. 313년에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 기독교는 국가와 황제의 이데올로기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종교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을 규제했습니다. 초기에는 어느 지역에 주교가 등장하지만, 곧 여러 주교가 등장하게 되고, 이어 여러 주교를 통합하는 대주교가 등장하고, 다시 여러 대주교가 추기경이 되고, 또다시 여러 추기경이 교황이 됩니다. 심지어 중세 말기에는 4명의 교황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통합되었으며, 이후에는 종교개혁이 발생합니다. 어쨌든 기독교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이른바 교회의 세속화, 정치세력화가 진행됩니다. 이렇듯 영적인 지배 영역에만 관여해야 했던 교회 세력이 세속적인 힘까지 갖게 된 것입니다. 물론 그 힘에 도전하는 세력은 질투와 타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세 교회의 힘

이를 위해 중세 교회는 세 가지 힘을 가졌습니다. 첫째, 파문입니다. 중세교회는중세 교회는 교회에 도전하는 세력을 파문시켰습니다. 이는 교회의 교리나 성직자의 명령을 어기는 개인에게 내리는 교회활동 금지명령입니다. 둘째, 금령입니다. 과거 우리가 집안에 송아지가 태어나거나, 아기가 태어나면 금줄을 쳤듯이, 중세 교회는 군주나 봉건귀족이 교회나 성직자에게 불손했을 때 그 영지 전역에 걸쳐 교회활동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 효과는 대단했을 것입니다. 세 번째, 영화 <잔다르크>에서 등장하는 종교재판소(Inquisition)입니다. 재판소에서 심문을 받은 후, 자신의 잘못을 인정을 하면, 즉 이단이라 고백하고 마녀라 고백한다면 순종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를 거부하면 고문을 받고 잔다르크처럼 화형에 처해져 죽임을 당합니다. 영화 속에서 잔다르크가 남장을 했다고 하여 죄가 성립되었는데, 여자가 남자의 복장을 하는 것이 중세 당시에는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마녀와 통교하는 의미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잔다르크의 처녀성을 검사했습니다. 처녀성을 검사한 이유는, 당시 사람들은 악마가 마녀와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맺는 것으로 생각했기에, 만약 잔다르크가 마녀라면 처녀일 가능성이 없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